저자: 신수경 (충남대학교 연구교수)
20세기 초 풍경화의 유행과 함께 대동강은 평양의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자 작품 소재로 활용되었다. 동시 에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평양 출신 작가들에게 고향이자 삶의 터전으로서 ‘장소’와 ‘풍경’이라는 이중적 역할을 수행했 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제작된 풍경 이미지에서는 조선의 역사와 일상의 이야기가 탈맥락화되고, 일본 제국주 의의 정치서사와 시선이 덧입혀지곤 했다. 이푸투안(Yi-Fu Tuan)이 제안한 개념인 ‘장소사랑(Topophilia)’은 인간이 특정 장 소에 품는 정서와 장소 간의 내적 관계를 성찰한다. 근대기 순수미술의 풍경화와 풍경사진은 작가 개인의 시선을 통해 ‘장 소사랑’에 대한 감정과 기억을 직간접적으로 반영하였으며, 새로운 시각언어를 형성해왔다. 본 논문은 풍경화 및 풍경사진 을 ‘풍경(landscape)’이라는 미술 언어와 장소에 대한 이해가 교차하는 시각미술의 혼종적 공간으로 조명하고, 평양이라는 장소성이 평양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 시각적으로 구현되는 방식을 고찰한다. 더 나아가, 분단 이후 더 이상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대동강이 월남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근현대 심리적 공간 속 대 동강 풍경에 대한 인식의 연속성과 변화를 탐색하고자 한다.
주제어: 『조선미술』 엽서집, 조선화, 채색화, 제9차 국가미술전람회, 엽서화, 북한미술, 정종여, 리창, 김의관, 정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