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지은숙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교수)

I. 이 책이 반가운 두 가지 이유

현대 일본의 가족관계와 젠더질서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반가운 책이 번역되 었다. 무엇보다 일본의 근대가족과 주부 논의에 관심이 있는 국내 연구자에게 주저없이 추천할 만한 번역서가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반갑다.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 일본의 근대가족론과 주부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번역서도 몇 권인가 출간되었다. 야마다 마사히로의 『우리가 알던 가족의 종말』(2010), 오치아 이 에미코의 『근대가족, 길모퉁이를 돌아서다』(2012), 우에노 지즈코의 『근대가족 의 성립과 종언』(2009), 그리고 센다 유키의 『일본형 근대가족』(2016)이 대표적이 다. 그런데 이 책들은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근대가족의 종언이나 종말을 선언하고 이에 대해 현상적으로 기술하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