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영진 (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제국 일본의 패망 이후 다수의 일본군 병사들은 전범으로 분류되어 재판을 받았다. 그중 만주에 있던 병사들은 시베리아에 억류되었고, 또 그중 일부인 969명의 병사들은 1950년 소련에 의해 신중국으로 인도되었다. 이 글은 신중국이 관리하던 푸순전범관리소라는 공간에서 6년(1950-1956)에 걸쳐 이루어진 ‘인죄(認罪)’와 ‘갱생(更生)’이라는 희유의 실험, 그리고 이곳에서의 경험이 이후 자신의 조국인 일본으로 돌아간 구(舊)전범들의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사상사적으로 이해하고자하는 시도이다. 신중국의 전범정책에 대해서는 교화의 측면에서 ‘푸순의 기적’이라는 찬사와 함께 ‘세뇌’라는 냉소적 비판이 공존한다. 이 글에서는 이 극단적인 해석들을 함께 검토하면서, 푸순전범관리소에서 이루어진 인죄의 핵심인 ‘용서’의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 나아가 이러한 인죄와 용서라는 실험이 일회적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그들이 일본으로 귀국한 이후에도 자신들의 전쟁체험에 대한 성찰과 반전 평화주의로 이어지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인죄와 용서의 사상사적 의미에 대해 검토한다.
주제어: 푸순전범관리소, 용서, 세뇌, 반전 평화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