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윤정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평화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가.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험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필요한 역사적 사건과 이론적 관점을 함께 검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1947년 분리독립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네 차례의 전쟁과 여러 차례의 군사적 위기를 겪었으며, 1998년 양국의 핵실험 이후에는 핵 억지 체제하에서 반복되는 위기의 전형적 사례로 주목받아 왔다(Ganguly, 2001; Ganguly·Hagerty, 2005). 핵 보유가 대규모 전면전의 가능성을 낮추었다는 평가와 함께, 테러와 무장단체 활용, 국지적 무력 충돌과 같은 낮은 수준의 재래식 도발(sub-conventional)의 공간을 오히려 넓혔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Kapur, 2007). 2025년에도 양국 사이에서 핵위기로 비화할 수 있는 심각한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었고, 최근 국제정치에서도 핵억지와 위기관리 문제가 다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오늘의 국제정치를 정면으로 비추는 생생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