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는 한미관계와 함께 냉전기 한국의 안보협력체제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여 왔다. 냉전의 종언과 중국의 부상에 따라 한일관계가 갖는 전략적 의 미는 변화의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북핵 문제와 중국의 잠재적 위협 논의의 존재로 인해 한일 간 안보협력의 필요성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일 관계는 또한 과거 역사문제로 인해 관념 변수와 국내 정치적 요인이 강하게 작동하는 상대적으로 ‘특별한’ 양자관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 간 관계에 있어서의 협력이 요구되는 사안에 있어서도 비합리성 또는 제한된 합리성이 작동하면서 갈등이 야기되는 경우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초반기에 대일 협력이 강조되고 실제로 진행되었던 이명박 정부 시기는 후반기에는 상대적으로 한일 양국 간 갈등이 가장 고조되었던 기간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논문은 관념 변수와 국내 정치적 요인의 영향을 고려할 수 있는 분석틀 을 사용해서 이명박 정부의 대일관계의 사례들이 보여주는 특징적인 측면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여기에서 활용되는 틀과 개념은 주체-구조의 문제, 양면 안보 딜레마, 위협전이, 표상적 접근, 정체성의 사회적 형성, 그리고 형태발생 주기 등 이며, 검토되는 사례는 한일 정보보호협정,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그리고 한일 통화스와프의 사례이다.
글의 첫 번째 부분에서는 분석틀에 대한 설명과 사례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이루어지고, 분석틀과 사례를 결합시키는 방식이 제시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그에 따른 세 사례의 경험적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 연구는 이를 통해 외교 정책분석에 있어서 한일관계의 사례가 갖는 보편성과 상대적인 차별성을 고려해 보고, 그것이 주는 학문적·정책적 함의를 고찰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