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0일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정권은 각의 결정을 통해 센카쿠 열도(尖閣列島, 중국명: 댜오위다오 및 부속도서)의 우오쓰리 섬(魚釣島, 중국명: 댜오위 섬), 기타코 섬(北小島, 중국명: 베이샤오 섬), 미나미코 섬(南小島, 중국명: 난샤오 섬)을 민간소유권자인 구리하라 구니오키(栗原国起)로부터 일본 정부가 매입하기로 결정하였다(『朝日新聞』 12/09/11). 일본 정부에 의한 센카쿠 국유화 결정은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 주변 해역에서 발발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충돌로 첨예해진 중일 갈등을 크게 증폭시키면서 2010년대 중일 관계 악화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본 논문은 2012년 센카쿠 분쟁화를 연구 대상으로 하여, 2010년대 중일 관계 갈등의 요인 중 일본 국내 정치과정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구조현실주의 국제정치이론의 관점에서 2010년대 중일 관계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일본의 균형(balancing) 전략과 이로 인한 긴장관계의 강화로 이해된다 (윤덕민, 2013; 박병광, 2014). 일본의 대중 균형 전략은 미일 동맹 강화와 인도태평양 전략 등으로 대표되는 외적 균형(external balancing) 전략과 적극적 평화주의에 입각한 방위력 강화 노력의 내적 균형(internal balancing) 전략으로 나타난다. 일본의 대중 정책에서 균형 전략 성향의 증가는 2012년 12월에 출범한 제2기 아 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김두승, 2016; 박영준, 2014; 서승 원, 2017; 양기웅·안정화, 2017; Hughes, 2015). 구조현실주의 관점에서 일본 대중정책의 균형적 성격 강화는 중국의 부상과 함께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이는 대중 정책 에 있어서 관여(engagement)와 균형의 조합구성에서 2000년대 이후 일관되게 균형적 요소가 증가하여 왔다는 점에서 논증된다(송화섭, 2016). 하지만 ‘제3이미지 (Third Image)’에 입각한 일본의 대중 정책 분석은 일본의 정권별 대중정책 성향 차이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정권과 제1기 아베 정권, 아소 다로(麻生太郎) 정권, 제2기 아베 정권에 비해 후쿠다 야스오(福田 康夫) 정권과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은 대중 정책에서 관여의 증진에 방점이 찍혀있던 것이 사실이다(Hagström, 2012; 이기태, 2017). 또한 대중정책에서 균형적 성격이 크게 진전되기 시작했다고 간주되는 고이즈미 집권기에 도 대중 정책에 대한 국내적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Hosoya, 2013). 이런 점 에서 ‘제3이미지’에 입각한 논의는 대중 정책의 일본 국내적 복잡성을 과도하게 단순화하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