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화교의 새로운 초국가적 특성을 탐색하기 위하여 이주 3·4세 대의 중국, 대만 그리고 한국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그들이 동시대를 살아가 며 형성하고 있는 정체성의 특질을 탐구한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한국화교 가운데 한국에서 출생하여 한국의 언어, 사회, 문화와 정치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new generation)라고 할 수 있는 한국화교 3·4세대를 중심으로 그들이 형성하는 초국가적 인식을 탐색하고자 한다. 현재의 한국화교는 자신이 태어난 한국, 공식적인 조국인 대만, 그리고 이주의 기원인 중국을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동시에 중국, 대만 그리고 한국에서 여전히 낯선 소수자로 살아가고 있다. 본 연구는 한국화교 3·4세대와의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그들이 아시아의 국가 경계를 넘나들면서 기존의 국가 및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생존 및 저항의 전략을 수행하면서 현대 아시아 사회에서 새롭게 형성하는 삶의 방식, 소속감 그리고 고향에 대한 감각을 ‘인터-아시아’ 정체성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화교는 한국 사회의 가장 오래된 에스닉 그룹의 하나로서 한국인 및 한국 사회에 익숙한 존재인 동시에 낯선 대상이기도 하다. 한국화교 국적은 대만이지만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외국인 소수자로, 이미 여러 세대의 화교가 한국에서 출생하여 살고 있다. 한반도에 뿌리를 내리고 거주한지 한 세기가 넘었지 만, 화교는 한국 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심지어 2000년대 중반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사회현상이 주목받고 다문화 관련 정책 및 연구가 활성화되었지만, 화교는 다문화의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한국화교는 여전히 온전한 한국인으로 포함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문화를 구성하는 주체로도 인정받지 못하였다(김일권, 2015). 한국 사회에서 화교는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그들에 대해서는 잘 모를 뿐 아니라 주목받지 못하는 소수자로, 즉 “우리 안 의 감춰진 이웃”이라 할 수 있다(박경태, 2008: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