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는 일본 정치권 내에서 역사수정주의를 대표해 온 인물이었다. 아베는 역사 화해 노선에 대한 자민당 내 반동 세력의 대표 주자로, 역사 인식 현안에 대한 강경 보수적 입장을 대변해 왔다(Hughes, 2015: 15). 아베 정권하에서 일본 정부의 역사 정책이 반동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아베의 역사수정주의 인식에서 기인한다(Edström, 2007: 81; Mochizuki et al., 2013: 35-38; 渡辺 治, 2014). 아베의 역사 인식을 아베 정권의 역사 정책에 대한 이해의 토대에 두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1기 아베 정권과 제2기 아베 정권 모두에서 일본 정부의 역사 정책을 역사수정주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제1기 아베 정권기에 아베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하였다. 제2기 아베 정권기에 들어서는 2013년 12월 26일에 한 차례 참배를 감행한 후, 참배 감행을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 집권 내내 매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지속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와는 다른 모습이다. 또한, 1990년대 아베가 적극적으로 비판했던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그 담화를 계승한다는 정책 견해를 공식화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고노 담화의 부정, 무라야마 담화의 변경은 정치인 아베가 지속해서 표명해 온 그의 신념 사항이었지만(임은정, 2016: 189-191), 그는 총리가 되어서 이러한 자신의 신념을 정부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시키지는 못했다. 즉, 아베 정권의 역사 정책과 아베의 개인적 신념 사이에는 편차가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