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제는 당사자가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상 과정을 살펴보면 한일 양국에서는 막후에서 협상 타결을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 을 무시할 수 없었다. 2015년 10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개선하라고 압력을 행사하였고,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내에 위안부 협상을 매듭짓기를 원하지만 한국 국민들이 받아들일 만한 정치적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답변을 하였다. 또한 미국에서는 일본 정부와 군의 역할 문제가 위안부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기에 도쿄에 있는 주일 미국 대사관을 거점으로 총리 관저·외무성·자민당 등 일본 내 모든 외교 채널을 총동원하여 아베 총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일본의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상임 이사국 진출 지지의 대가로 아베 정부를 설득하 였다. 사실 동북아에서 한·미·일 공조를 중요시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일 간 과거사 갈등의 조속한 해결은 전략적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시사IN』 2016. 1. 7).
이러한 맥락에서 2015년 3월 미국 국무부 차관인 웬디 셔먼(Wendy Sherman) 은 “국민 감정은 여전히 쉽게 이용될 수 있다. 그곳이 어디든 간에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대체 과거가 협력을 위한 미래의 가능성을 얼마나 제한하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그러한 질문에 대한 통상적인 답변은 (과거가 협력을 위한 미래의 가능성을) 아주 많이 제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Korea Times』 2015. 3. 1). 만약 미국 국민들 대다수가 한일 과거사 문제를 미국이 참여했던 제2차 세계대 전과 관련지어 생각하고 있다면 셔먼은 그러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현재 미국 국민들은 일본 과거사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본 논문은 향후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미국의 영향력을 조명하기 위하여 미국 국민들의 한일 과거사 인식에 대하여 경험적 으로 분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