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구기연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유아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원)

2019년 10월에서 11월, 이라크를 시작으로 레바논 그리고 이란에서 심각한 경제난과 더딘 사회적 개혁에 분노한 민중들이 다시 광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의 함성은 혼란스러웠던 지난 10년을 회상하게 하며 중동을 다시 뒤흔들고 있다. 세계를 놀라게 했던 중동의 민주화 시위와 혁명은 10년이 지난 지금 어떤 결과와 마주하고 있는가? 20세기 초중반, 중동에 근대 민족 국가가 설립된 이후 권위주의 정권 아래 침묵해 왔던 이란과 아랍의 시민들은 21세기 초 동시다발적으로 반정부 시민저항운동을 이끌었다. 그중 대표적인 시민저항운동이 2009년 이란 녹색운동과 2010년 튀니지 재스민혁명이었다.

오랜 침묵을 깨고 발발한 이란과 튀니지의 대규모 반정부 시민저항운동은 곧 주변국으로 퍼졌다. 시리아, 이집트, 리비아, 예멘, 바레인에서 부패한 정권 을 비판하는 시위대가 발발했다. 시민들은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통해 무바라크 (Mubarak) 이집트 대통령, 카다피(Gaddafi) 리비아 원수, 살레(Saleh) 예멘 대통령을 포함한 독재자 축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 민주화 운동은 지금까지 수동적인 존재로 대상화되었던 이란과 아랍의 젊은이들을 능동적 주체로 새롭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전 세계는 이란과 아랍 지역의 젊은이들이 민주화 봉기를 통해 자유롭고 번영된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했던 것을 목도했다(Jahanbegloo, 2011: 126-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