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황석만 (창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일본과 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사례이다(Iverson and Sosckice, 2019; Haggard, 2015). 이 국가들은 서구적 가치와 시장경제 기반 위에서 수백 년에 걸쳐 발전한 서구 국가와 달리 국가가 발전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20세기 중반 저개발 국가에서 중진 발전국가를 거쳐 이제 선진국으로 진입하려고 하는 대만 역시 세계 경제 발전 역사에서 보기 드문 예로 평가된다. 1 개인당 국민소득(GDP Per Capita)이 1960년 163달러에서 2017년 2만 4,408달 러로 급상승하였고 경제도 1950년대의 농업 기반 사회에서 성숙한 산업 사회, 그것도 세계적인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에서도 최상위를 다투는 상태로 이행했다(Wong, 2010). 또한 정치적으로도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하고 있고, 사회운동이 활발한 시민사회로 변화했다(박윤철, 2004; Ho, 2010).

대만은 일본,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경제발전에 적극적 개입하여 경제 발전을 추동하였다고 평가되는데(Wade, 1990), 1990년대 민주화 이후 대만 경제 발전에서의 국가 개입 양상은 변화하였고 국가 주도성은 약화되었다(Clark and Tan, 2012; Wong, 2010; 윤상우, 2013). 또한 2000년 이후 세 번에 걸친 정권 교체로 권위주의적 국가는 민주주의가 공고화된 국가로 변환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경제성장은 1980년의 20%선에서 2000년 이후 4%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Exective Yuan, 2019). 급성장하던 개인별 국민소득은 1995년 1만 2,000달러를 기록한 후 2018년에 겨우 25,501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외 연구들은 민주주의 이후 대만 경제가 부진하다고 평가한다(국민호, 2015; 윤상우, 2013; 지은주, 2012; Clark and Tan,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