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미국의 완전한 철수가 현실화되자 국내 포털 사이트에는 탈레반의 공포로 인해 혼란스러워진 현지 상황에 대한 자극적 기사들(예: “돈 들고 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1)과 이슬람과 난민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기사들(예: “전세계 코로나 팬데믹 이어 아프간 디아스포라 공포 이어”(뉴시스 21/08/19))이 줄지어 등장한다. 하지만, 곧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자국 기관에 협조한 현지 직원의 피난을 돕기 시작하고, 8월 26일 한국 정부도 378명의 아프간 조력자들과 그 가족을 한국으로 이송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된다. 정부가 입국 아프간인들에 대해 “통상적인 난민과 구분”되는, 즉 난민이 아닌 “특별기여자”라 정의하였다면(서울신문 21/08/27), 국내 포털 사이트는 한국의 “미라클 작전”이 세계로부터 “인류애 모범”으로 인정받았으며 입국 아프간인들이 한국의 도움에 얼마나 감사해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기사들로 채워졌다(한국일보 21/08/26).
이 상황은 2018년 여름 500여 명의 예멘 난민 신청자가 제주도를 통해 입국한 후 벌어진 난민 반대를 상기시키면서 많은 질문을 제기한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난민 수용 반대 청원에는 7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서명하였으며, 서울과 제주도에서 각각 시작된 난민 반대 집회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을 뿐 아니라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난민 혐오라 불릴 만한 글들 이 실시간 올라오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 소요 속에서 예멘 난민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 브로커의 도움으로 들어온 경제적 이주민이자 잠재적 ‘불법체류자’, 그리고 한국 여성을 성적으로 위협하는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무슬림 남성’으로 간주되었다. 정부는 위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대한 답변으로 “진정한 난민은 보호하되 허위 난민 신청자는 신속하게 가려 낼 것”(한겨레 18/08/02)이라 말하며 사실상 난민 반대 측이 기댄 ‘진짜 난민’ 대 ‘가 짜 난민’이라는 이분법을 재생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 글은 2018년 여름과 2021년 여름 사이의 위와 같은 간극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2018년 500여 명의 예멘 난민 신청자들은 어떤 전 지구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인종화·젠더화된 몸’으로 입국하게 된 걸까? 동시에, 2021년 한국에 입국한 378인의 아프간인들이 ‘특별기여자’로 정의되는 전 지구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맥락은 무엇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그들을 어떤 존재로 ‘환대’하였는가? 2018년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난민 반대 속에서 환대는 난민 반대의 반대를 의미하였다. 하지만, 이 글에서 환대는 반대의 반대가 아닌 타자를 포함하고 인정하는 특정 형식의 구조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