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승원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예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석사과정 수료)

이 글은 동아시아 지역에 있는 한국, 중국, 일본 3국 관계를 ‘정치통합(political integration)’의 차원에서 파악하면서, 3국을 포함한 동북아의 지정학적 미래 나아 가 동아시아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기능적으로 이 글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개발한 동아시아 통합지수 중 ‘정치통합지수’를 활용하여 통합의 수준을 보여 주려 한다.

동아시아 통합지수는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등 입체적인 차원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 이유는 지역 내 복합적인 특이성을 포용하는 다층적인 시각이 ‘통합’에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통합 차원에서도 단지 제도적 통합 그 자체만이 아니라, 통합되는 정치 제도가 각 정치 단위의 지속가능성, 삶의 질, 빈곤퇴치, 인권 보호, 정치적 투명성, 환경,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 등의 향상에 기여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등 다양한 차원의 개 별 효과는 물론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신기능주의(neofunctionalism)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통합이란 일반적으로 둘 이상의 정치 단위가 연합, 통일, 조직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중앙 집중화(centralization)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Hoppe, 2007: 109; Ilievski, 2015: 2). 정치통합이 통일과 중앙 집중화의 차원에서 진행될 경우 ‘통일화된 법률 체계 수립(establishing unified law frame)’, ‘공통 기관의 구성(creating common institutions)’, ‘의사 결정 기구 개발(developing decision-making center)’, ‘정체성의 투입(projecting identity)’ 이라는 조건이 뒤따라야 한다(Ilievski, 2015: 12). 즉, 두 개 이상의 정치 단위가 위 네 가지 조건을 적용하고 있을 때, 통합 과정에 들어갔으며, 새롭고 자율적인 정 치 공동체로 재구성되어 간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