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소개하기 전에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우리는 왜 메콩강, 메콩유역을 연구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메콩은 그 자체로 충분히 새로운 지식과 인식의 발전을 가능하게 할 만큼 수많은 질문이 빼곡히 들어찬, 연구자들을 위한 종합선물상자와 같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 과 메콩유역의 관계가 점점 밀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메콩강에 관한 기본적 이해가 우선 되어야 한다. 메콩강(Mekong River Basin)은 하천 연장을 기준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하는 대표 하천으로, 티베트고원에서부터 시작되어 중국, 미얀마 북부를 지난 뒤 태국과 라오스 국경을 흘러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내린다.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유역 국가 6곳의 영토가 포함된 이 국제하천의 유역 면적은 약 795,000평방킬로미터(km2 )이며, 대한민국 영토 중 남한 면적(100,266km2 , 대한민국 국가 지도집)의 약 8배에 달한다. 메콩 유역 이 규모가 큰 만큼 메콩유역을 다시 상류메콩지역(중국, 미얀마), 하류메콩지역(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Lower Mekong Region, 이 책에서는 동남아 메콩지역으로 부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구분에는 하천의 물리적 권역 구분, 정치지리적 구분 모두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즉, 메콩강 유역의 하천 형상 및 물리적 특성에 따른 하천 유역 권역 구분이라는 근거는 국가의 영토 경계로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로서 메콩강의 중, 하류 구간을 공유하면 서 경제·문화·역사적 교류 관계가 상대적으로 잦으며 메콩강위원회(MRC)의 정식 회원국인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규모가 작은 국가 내에서도 유역내 환경 관리, 개발이 뒤엉켜 복잡한 사회적 이슈로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킬 때 메콩이 직면한 문제의 복잡성은 차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리라 짐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