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강광수 (영남대학교 정치행정대학 행정학과)

일본의 중앙·지방 간 재정구조는 세출과 세입이라는 2가지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특징은 한마디로 말하면 높은 지방세출 비율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지방세출, 지방세입, 정부간 재정이전이라는 지방재정의 3가지 측면에 대한 국제비교를 통해 보면 한층 뚜렷해진다. 1990년대 일본의 지방세출 비율은 약 70%에 이르고 있지만, 이 비중은 연방제 국가인 미국이나 독일보다도 높고, 단일주권 국가에서도 지방분권이 발달해 있는 스웨덴보다도 높다. 그러나 지방세입의 비율은 약 30%로 낮은 편이다. 물론 이 지방세 비율은 다른 단일주권 국가에 비하면 낮은 편은 아니지만, 현저하게 높은 지방세출 비율에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분명하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지방세출과 지방세입 간의 격차를 지방교부세나 국고보조금 등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의 재정이전을 통해 보전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 지방재정구조의 특징은 현재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소위 삼위일체 개혁이라 불리는 대규모의 조세·재정 개혁이 시행되었다. 당시에도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약 6 대 4로 국세에 더 많이 배분되어 있었지만, 중앙과 지방의 세출 비율은 거꾸로 약 4 대 6으로 지방이 중앙보다 더 많은 사업사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세출과 세입의 불균형은 지방교부세나 국고보조금 등 중앙에서 지방으로의 재정이전에 의해 메워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삼위일체 개혁이란 지방자치단체에 재량권이 거의 부여되어 있지 않은 국고보조금을 폐지 또는 삭감하고, 그 대신에 국세를 지방에 이양함과 동시에 지방교부세를 축소한다는 것이었다. 이 개혁으로 국세 약 3조 엔의 지방세로의 이양, 국고보조금 약 4조 7,000억 엔삭감, 지방교부세 약 5조 1,000억 엔 삭감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개혁의 결과에대해 지방교부세의 대폭적인 삭감, 대규모적인 국고보조금 정리 등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더 피폐해졌다는 지적 등이 있었지만, 그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일본 지방재정구조의 특징인 높은 지방세출 비율은 현재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021년 현재 일본 ‘지방재정백서’에 따르면, 세원 비율은 국세 60.1%, 지방세 39.9%로 나타나고 있지만, 세출 비율은 거꾸로 중앙정부 42.6%, 지방57.4%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일본 지방재정구조의 특징은 중앙·지방 간 재원조정, 지방 간 재원조정, 지방의 재원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교부세제도의재정적 귀결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