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그간 양국은 여러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진전된 분야는 경제 분야일 것이다. 지난 30년간 양국의 교역은 150배 이상 증가하였고, 한국은 베트남의 제3위 교역대상국이 되었다.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인 기업의 직접 투자액 누계 순위에서 한국이 가장 앞선다. 투자 프로젝트 수는 2022년 중반에 9천 개를 넘어섰다. 문화적으로도 한류가 베트남에 거세게 불어 한국의 대중문화는 이제 베트남 문화의 일부인 것처럼 베트남인들에게 익숙해졌다. 이제 상대국에 거주하는 인구는 공식적으로 각기 17만 명을 상회하는 정도이나 20만 명에 이르렀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이주하는 베트남인 여성의 수도 많아져, 한국인과 결혼하는 외국인 배우자의 출신국 순위에서 상위권에 있다. 한국에서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인 여성이 만든 다문화 가정은 6만세대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양국 출신의 부부로 구성된 다문화 가정이 베트남 내에서 증가하고 있다. 이로써 베트남에는 한국인 공동체, 한국에는 베트남인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2020~21년간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여러 부문에서 양국 관계가 좀 위축되긴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간 양국의 협력관계가 이처럼 확대된 것은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것이다.
양국 수교 30주년에 즈음하여 그간의 양국 협력관계의 발전과정에 대하여 다방면으로 연구되고 있다. 예컨대 곽성일 및 5명의 연구자들은 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부문에서 협력관계의 발전과정에 대하여 검토하였다(곽성일 외, 2021). 이는 세 부문에 대한 거시적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교역과 투자 등 양국 간 경제교류는 대폭 증가하였다. 그러나 양국 간 협력관계가 거시적 지표로만 제시될 수는 없는 것이다. ‘돈’의 흐름뿐만 아니라 ‘사람’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의 국민들이 이주해 상대국에 거주하는 과정에 대한 면밀한 연구도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