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일본의 젠더비순응(gender nonconformity) 실천과 정체성의 역사적 변화와 21세기에 새로 등장한 ‘성주체 성장애’와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실천을 비교분석한다. 전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젠더비순응적 실천과 재현은 예능, 유흥이나 성매매라는 맥락에서 근대 이전과 일정한 연속성을 띠면서 나타난다. MtF(Male to Female)가 과다대표되며, 여성적 젠더표현은 남성동성애라는 섹슈얼리티와 혼동되었다. 이로 인해 젠더비순응자는 일상과 괴리되어 주류사회 바깥에있는 존재라는 고정관념과 낙인을 형성하게 된다.
한편 1990년대 후 반에 부 상한 성 주체성장애 담론은 섹 슈얼리티와 분 절된 비규범적 성 별정체성을 강조한다. FtM(Female to Male) 작가, 스포츠선수, 드라마 캐릭터 등의 가시화로 일반 대중의 수용의 폭이 넓어졌다. 성별위화감을 치료를 요하는 ‘장애, 질환’으로 규정하는 관점은, 트랜스젠더가 일상 속의 존재로 조건부의 시민권을 획득하고, 당사자들이 의료적 트랜지션과 법적 성별정정 등을 통한 사회통합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잘못된 몸’으로서 여전히 트랜스젠더를 병리화하고 본질주의적 성별이분법을 재생산하는 또 다른 구속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글로벌 성소수자 인권운동과 트랜스젠더 비병리화 움직임에 발맞추어 부상한 2010년대 이후의 트랜스젠더는 성주체성 장애 담론의 신체중심주의와 성별이분법에서 거리를 둔다. ‘LGBT의 T’, 즉 집합적인 성소수자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인권운동이나 서브컬처에서 자신을 표현하며, 성별정정에 대한 법률 개선 요구, 가족구성권을 둘러싼 실험 등 트랜스젠더를 동일한 사회구성원으로 대우하기를 요구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