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번순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연구위원)

I. 들어가는 말

아세안은 1967년 5개국이 결성하여 현재 10개국으로 불어난 동남아 지역 중소국가들의 연합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아세안은 냉전체제의 심화와 붕괴, 동남아에서 공산주의 확산과 해체, 중국의 개혁과 개방,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글로벌 경제 통합, 중국의 부상과 미중 대립 과정을 거치면서 최적의 대응을 찾아 변화해 왔다. 창설 이후 10여 년 동안 아세안은 명목상 협력체에 불과했으나 인도차이나가 공산화되자 협력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 UR 타결을 계기로 경제통합의 필요성을 더욱더 인식하게 되면서, 1990년대 초 아세안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했다. 이후 아세안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작동한 아세안+3 체제 속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아세안공동체를 추진했다. 아세안은 2015년 정치안보공동체, 경제공동체, 사회문화공동체를 기반으로 아세안공동체를 설립하였다. 아세안공동체의 경제규모는 인구 6억 8,000만 명, GDP 3조 6,000억 달러 이상을 자랑하고 있다. 인구는 인도와 중국 다음으로 많으며 GDP는 세계 5위 수준이고 무역규모도 3위 수준을 보인다.

현재 아세안공동체는 내부 회원국 사이에 발전 격차의 문제는 있으나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정치경제적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아세안은 ARF, 아세안+3 체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주축으로서 아시아 정치경제 질서의 구축을 주도하는 아세안중심성(ASEAN Centrality)을 확보하고 있다. 아세안은 나아가 내년 2025년부터는 20년 장기계획으로 아세안 공동체비전 2045를 추진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세안공동체비전 2045에서는 아세안이 국제사회에서 더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아세안의 통합을 더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