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경민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과정 수료)

이 민족지적 연구는 다양성과 초국가성의 개념을 원용하여, 1980년대에 국제화 정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일본이 ‘국제화’라는 담론과 정책을 통하여 사회 내부의 문화적 다양성을 다루어 온 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국내외에서 40년이상 적극적인 국제화, 글로벌화 프로그램을 추진해 온 일본 사회가 최근 내향화(内向き化)하고 있다는 사회적 현상에 주목한다. 이 연구는 국제화 정책의 여러 흐름 가운데 1980년대부터 추진하였던 ‘지역의 국제화 정책’ 과정을 분석하고, 지자체의 국제교류원 정책을 사례로 하여 일본 정부의 하향식 국제화 기획이 지역사회에 외국인의 ‘초국가적 다양성’을 ‘선별적으로 초대’하여 일상적 차원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국제화와 글로벌화 캠페인에 역행하는 듯 보이는 일본 사회와 문화의 내향적 경향은 전 지구화시대에 일본적 글로벌화 정책의 경로 위에 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을 수입하여 파견해 온 일본 정부의 ‘국내에서 국제화하기’라는 하향식 국제화 정책과 방향성을 유지하려는 경로의존적 속성이 결합하면서 나타난 국제화 정책의 역설이라고 주장한다. 연구는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강박, 문화적 패턴화, 정책과정의 경로의존성, 지방적 지식과 자율적 창의성을 간과한 문화적 다양성 정책이 일본사회와 문화의 내향화에 영향을 미쳤음을 강조한다.

주제어: 내향화(우찌무키화), 다양성(다이바시티), 초국가성, 지역의 국제화 정책, 국제교류원, 경로의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