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현정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사수료)
임굉건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사과정)

본 논문은 중국 배달 플랫폼 메이퇀와이마이의 사례 분석을 통해, 플랫폼 노동의 지역적 양상과 의미, 경험에 대해 논한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노동이 전통적인 고용 노동자들의 보다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기대에 부응할 방안으로 등장하였다는 점에 주목하여, 중국 사회에서 과연 플랫폼 노동이 확장된 자유를 보장하는지와 그에 따라 노동자들은 어떤 비용과 역경을 감내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중국 사회에 대한 조사 결과, 플랫폼 노동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기존 고용 노동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유형의 일자리 선택지가 새롭게 생겨났고, 빈곤 가정의 수가 현저히 감소한 동시에 사회적 취약 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예전보다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한편, 여타 지역처럼 중국에서도 노동의 플랫폼화는 알고리즘을 수단 삼아 노동 과정 전반에 감시를 심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는 등 부정적인 사회 문제도 함께 야기하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나아가, 본 논문은 중국의 플랫폼 기업이 단순히 경제적인 기능만을 담당하는 집단이 아닌, 정치적·사회적 조직으로도 역할하고 있음을 자세히 보인다. 메이퇀와이마이는 중국 정부에서 모범으로 설정한 사회 공익적 가치를 배달앱 노동자들에게 학습시킨다는 점에서 정치적 조직, 그리고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사회적 권리를 보장하거나 더 나은 직업군으로의 이행을 위한 교육 및 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조직으로 폭넓게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 노동이 각 사회의 특수한 구조적·상황적 맥락 속에서 구체적인 양상으로 현실화된다는 점에 본 논문은 주목하며, 플랫폼 노동을 지역적 현상으로 접근·이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주제어: 플랫폼 노동, 배달기사, 자유로운 노동, 노동자의 종속성, 노동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