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홍규 (동서대학교 캠퍼스아시아학과 교수, 중국연구센터 소장)
I. 논리로 중국정치를 설명할 수 있을까?
논리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사회과학 연구자로 늘 생각하는 고민이다. 더군다나 코끼리로 비유될 정도로 거대한 그러나 곡절 많은 역사를 쌓아온 당대 중국의 복잡한 현실과 쟁점을 한국 사회에 제대로 알리고 그 정확한 의미를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는 중국 연구자로서 늘 갖게 되는 고민이다. 그래서 나는 당대 중국 문제들을 강의해야 하는 학교 수업이나 시민강좌 등을 맡으면 대중적이고 수려한 글솜씨로 당대 중국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서적들을 교재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당대 중국 사회의 사진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장이머우(張藝謀)의 ‘인생(活着)’이나 ‘귀주이야기(秋菊打官司)’ 같은 영화를 보여 주며 당대 중국의 현실과 쟁점을 설명하려고 애쓴다. 사진 이미지나 영상 콘텐츠가 강의를 듣는 분들이 시각과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당대 중국을 포착하는 데 더 수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중국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쟁점과 관련된 시대적 맥락(context)도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