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새롬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1980~1990년대 비교정치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주제 중 하나는 바로 ‘민주화’일 것이다. 하지만 아랍지역은 이 논의에서 다분히 소외되어 온 경향이 있다. 부분적으로 그 이유는 역내 독립 국가들이 형성된 시점부터 절대왕정과 군부정권을 통한 권위주의 통치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다는 인식 때문이다. 민주주의로의 전환보다는 권위주의의 공고성이 이 지역의 정치·경제·사회 동학을 설명하는 개념이자 연구주제로 주로 사용되었다. 9 ·11 사건 이후 민주주의가 미국의 대 중동 이니셔티브(Greater Middle East Initiative)의 핵심 축이 됨에 따라 역내 정치적 억압이 일시적으로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학자들은 이 지역의 정치체제를 권위주의적 민주주의 혹은 하이브리드 민주주의 (Carother, 2002)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