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종 제국은 ‘문명 가족’이 될 수 있는가?: 미국 1924년 이민법으로 본 근대 국제질서 속 인종적 장벽과 일본의 위치

이 글은 미국 1924년 이민법을 통해 아시아, 나아가 황인종에 대한 근대 제국주의 국제질서의 인종적 장벽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일본의 반발을 문명국 지위를 둘러싼 외교적 분쟁이라는 맥락하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1924년 이민법은 세계 제 민족을 대상으로 미국 사회에 동화 가능한 문명 가족의 경계를 설정하고 이에 따라 이민 쿼터를 배분하는 작업이었다. 연방의회는 귀화불능외국인 조항을 통해 일본발 이민을 봉쇄하며 일본인이 백인 기독교 민족과 섞여서는 안 될, 여타 유색인종 식민지민과 다를 바 없는 열등민족임을 명문화했다. 일본은 파리강화회의에 이어 1924년 이민법을 통해 국제질서의 인종적 장벽이 자국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구미 열강들에 대한 불신과 반미 정서를 성숙시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