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경민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과정)

이 연구는 일본의 국제인 캠페인과 글로벌인재 육성 정책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전 지구화와 포스트 버블 시대에 일본이 추구하는 새로운 국가와 국민 정체성 기획을 이해하고자 한다. “90년대의 좌절”을 겪으며 전 지구화의 시대로 밀려들게 된 일본에게 있어 시장중심의 경제 시스템의 도입과 대대적인 외국인 유입으로 인한 가시적인 사회 변화는 새로운 위기감과 불안을 고조시켰다. 이는 포스트 버블 일본 사회의 정체성 위기와 기술적 정체, 내향 지향성, 인재부족과 같은 현재의 곤경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일본 정부가 전개해 온 국제화와 글로벌화 정책을 일본재흥을 위한 정치적 수사로서의 ‘제3의 개국’ 담론의 일부로 파악한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살아가는 일본인과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일본인 양성을 목표로 한 국제인과 글로벌인재 정책 담론을 ‘글로벌 일본인론’이라고 부른다. 글로벌 일본인론은 전 지구화라는 시대적 국면에서 일본이 직면한 사회적 위기와 정체성의 위기에서 ‘일본인임’을 재정의하기 위한 국가주도의 설명 방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제화와 글로벌화 정책 과정에서 파생한 국제인 캠페인과 특히 일본재흥을 위한 액션플랜으로서의 글로벌 인재 정책에 주목한다. 그리고 개발주의 시대의 일본을 상징하는 대표적 인재였던 사라리만(일본의 정규직 화이트칼라 남성 노동자)에서 글로벌 주체로서의 기업가적 자아로의 인재 자질의 변화와 글로벌인재 정책의 대상이자 동시에 내향화하는 일본 사회의 현재적 곤경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청년(와카모노)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글로벌인재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 연구는 국가주도의 국제화와 글로벌화 담론에 상존하는 ‘일본다움의 국경’과 정책 과정에서의 글로벌 청년 인재 양성 정책이 노정하는 ‘현실적인 청년의 부재’, 그리고 ‘기업친화적인 회사원 양성’이라는 목표가 일본의 글로벌인재 정책의 잠재력을 제한하였다고 주장한다.

주제어: 제3의 개국, 국제인, 글로벌인재, 일본재흥, 글로벌 일본인론, 국가 정체성, 와카모노(청년), 고등교육 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