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양일모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I. 동서양의 사상적 만남

책 표지에 12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유럽인 6명과 동아시아인 6명이 각각 아래위에서 비스듬히 이어진 두 선분 위에 나열해 있다. 이들을 지탱하고 있는 붓자국의 선분은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하고 있다. 아래에서 위로 줄지어 있는 유럽인은 홉스, 로크, 존 스튜어트 밀, 몽테스키외, 루소, 칸트 등으로서 서양의 근대를 마련했던 쟁쟁한 사상가들이다. 위에서 아래로 늘어선 동아시아인은 후쿠자와 유키치와 나카에 조민, 옌푸와 량치차오, 유길준과 서재필 등 한 · 중 ·일의 지식인으로서 동아시아의 근대를 구축하고자 노력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서양의 다양한 사상을 학습하면서 동아시아의 각 지역에서 근대적 국민국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잘 알려진 사상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