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신민하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

I. 들어가는 말

『근현대 인도의 여성』의 국내 출간 소식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작년 가을 무렵 이 책을 번역한 구하원 교수의 SNS 프로필 사진을 통해서였다. 그 사진은 연보랏빛 사리(sari)를 입은 한 인도 여성이 오른손에 붓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책을 받치고 앉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책 표지 그림을 찍은 것이었다. 그 그림은 1938년 인도 서부 구자라뜨 주의 작은 마을 하리뿌라에서 개최된 인도국민회의 연차 회의를 기념하기 위해 마하뜨마 간디가 벵골 출신 화가이자 샨띠니께딴(Shantiniketan)의 미술학교 교장이었던 난달랄 보세(Nandalal Bose)에게 직접 요청하여 제작한 포스터 80여 점 중 하나에 담긴 그림으로, 당시 간디는 자신이 추진하고 있던 인도 농촌 발전 운동과 그 핵심 이념, 그리고 농촌 생활의 본질에 대해 일반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그려 달라고 보세에게 요청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