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유원지 (한밭대학교 인문교양학부 조교수)

본 연구는 시진핑 시대의 종교 지형의 변화 및 복잡함을 아래로부터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기독교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시진핑 정부는 종교중국화 아젠다를 중심으로 강경한 종교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종교중국화를 일관되고 고정된 의미를 지닌 국가 주도의 정책 담론이나 제도로 환원시키는 대신 매우 복잡하고 진행 중인 과정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다양한 종교 행위자들이 당-국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종교중국화 정책 및 중국화 담론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본다. 현재 많은 중국 교회들은 이전보다 억압적으로 변해가는 정치적 환경 속에서 현실적인 생존의 방식을 찾기 위해 당-국가의 존재를 인정함과 동시에 교회의 탈정치성을 강조한다. 또한 지역 관료들과 꽌시를 형성하고 유지하고, 교회 조직을 재정비하며, 해외 단체들과의 교섭을 중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실천들은 지역 교회들이 다양한 사회정치적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방증하는 한편, 저항이나 복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종교적 행위자성이 발현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주제어: 중국, 기독교, 시진핑, 억압, 중국화, 종교적 행위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