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정훈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이 글은 북한 및 북핵 문제에 관한 중국 인터넷 토론 공간에서의 인식을 검토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터넷 토론 공간은 그 익명성과 실시간적 정보소통 가능성 등의 특징으로 대외적으로 공표된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구분되는 다양한 목소리를 접할 수 있으며, 이는 해당 사안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과 시각 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북핵 문제는 현재 동아시아 지 역을 통틀어 가장 민감한 국제 문제 중 하나로,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입 장이 각종 정치적·외교적 고려를 거쳐 공표되는 것과 달리, 인터넷 공간에서의 여론은 비교적 여과 없이 다양한 비공식적 시각을 폭넓게 대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글은 북한 및 북핵 문제에 관한 중국의 유명 인터넷 토론 사이트(게시판)의 토론 사례를 유형별로 정리, 소개하고 관련 문제에 관한 대중의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중국 정부의 공식적 입 장보다 스펙트럼이 훨씬 넓은 중국 국민들의 인식에 접근하고자 한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으로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총수는 35억 명으로 추산되어 전 세계 인구의 47%에 해당 되고, 이 가운데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7억 2,100만 명으로 세계 최대이며 인 도와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1 중국은 또한 막대한 숫자의 인터넷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가 2016년 6월 기준으로 발표한 보고2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사이트의 총수는 454만 개에 달하며 이는 2015년 12월보다 7.4%가 늘어난 숫자다. 이처럼 방대한 사용자 및 사이트 숫자, 그리고 엄청난 양의 게시물 및 조회 수, 댓글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인터넷에서의 북한 및 북핵 문제에 관한 조사는 정량적 접근이 상당한 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샘플링을 통한 질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효율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 는데, 이 논문에서는 텐야(天涯, tianya.cn), 몹(猫扑, mop.com), 우여우즈샹(烏有之鄕, wyzxwk.com) 등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토론 공간을 대상으로 최근 몇 년간 북한 및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높은 조회 수와 댓글, 좋아요 등의 반응이 달린 게시 물 가운데 각 사이트의 특징을 대표하는 게시물을 선정하여 본문과 댓글의 논 의 내용을 정리, 요약하는 한편, 반응 양식, 선호 여부(동의/반대 표시 등)를 분석해 중국 네티즌의 북한 및 북핵 문제에 관한 시각의 일단을 드러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