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영한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한국학과 교수)
이 글은 1970년대 전국 스포츠로 인기를 누린 고등학교 야구대회를 통하여 한국 냉전문화의 특징을 살펴본다. 해방 후 분단을 거치면서 한국에서 부활한 고교야구 대회의 개최 및 전국화의 과정을 통해 냉전 기간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 속에 형성된 한국 냉전문화의 특성을 고찰한다. 냉전 기간 한국에서 야구가 전국 스포츠로 성장하는 과정은 아시아에 새로운 권력이 된 미국의 헤게모니를 반영하는 동시에 구-제국인 일본 식민 통치의 유산이 중첩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동시에 이 과정은 한국 야구 관계자와 선수 그리고 관중과 팬이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실천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고교야구는 탈식민인 동시에 분단된 한국에 ‘전국’의 구체적인 감각을 형성하며 냉전문화의 중요한 영역을 구성하였다. 이 글은 고교야구로 대표되는 냉전기 한국 야구가 미국과 일본의 이중적 제국과의 교섭 가운데, 그리고 개발독재기의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한국인의 자발적인 참여와 열성으로 구성한 냉전문화의 역동성과 특이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논의한다.
주제어: 고등학교 야구대회, 냉전문화, 이촌향도, 탈식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