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9월 4일 소련군정청1 훈령 50호에 따라 소련 점령 지역에서 대학을 재건하는 작업이 시작되어 같은 해 10월 예나대학이, 1946년 2월 베를린대학이 개교했다. 소련 점령 지역에서의 대학 재건은 초기에는 소련군정청 산하 인민 교육위원회가 주도했고, 곧이어 나치 시대에 소련으로 망명했던 사회주의자들 이 귀국하여 창당한 사회주의통일당(SED)이 주도하여 대학의 지배구조를 구축 했다. 구동독에서 소비에트형 대학체계가 구축된 과정은 크게 네 단계로 살펴볼 수 있다. 1단계는 2차대전 후 소련군정청과 사회주의통일당의 주도하에 소비에트형 대학체계를 구축한 1945~1949년 시기, 2단계는 1949년 10월 동독 국가 수립 이후 사회주의 토대 구축을 표방한 1950~1960년 시기, 3단계는 베를린 장 벽 구축 이후 냉전체제의 대결 구도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전면적 확장과 발전을 추구했던 1961~1980년 시기,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선진 사회주의 사회 건설을 표방했던 1980년대로 대별된다. II절에서는 구동독 지역에서 새로운 대학체계가 정착되는 처음 두 시기를 중심으로 특징적인 변화를 살펴보려 한다.
1989년 독일 통일 후 구동독 지역의 대학 개혁은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1단계에 해당되는 1990년대에는 구동독 지역의 대학을 통폐합 또는 신설하고 구동독 당시 재임하던 대학 교원을 대거 교체했다. 아울러 대학 연구소, 대학 외 연구소, 산업체 연구소의 재편과 함께 연구인력이 쇄신되었다. 통일 독일 정부는 애초에 1994년까지 구동독 지역의 대학 개혁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렇지만 구동독 지역 대학에서 20% 이상 퇴출된 교수인력의 공백을 충원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2000 년대까지도 대학 개혁에 따른 후속작업이 계속되었다. 2단계에 해당되는 2000 년대에는 구동독 지역의 대학 내외 연구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 ‘구동독 지역 혁신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연구개발 진흥정책이 시행되었다. 3단계에 해당되는 200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는 2단계 사업이 상당 부분 계속되고, ‘대학 교육지원협약 2020’이 시행되어 2020년까지 대학생 수를 두 배 이상 늘리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연구 및 혁신 협약’을 통해 2020년까지 정부지원 연구개발 비를 매년 5%씩 증액하고 있으며, 우수 연구단을 집중 지원하는 ‘우수선도대학 지원사업(Exellenzinitiative)’ 등을 새로 도입했다. III절에서는 구동독 지역의 대학 개혁이 집중적으로 진행된 1990년대의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마지막으로 구동독에서의 대학 개혁이 한반도 통일에 대비하는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 을 제공하는지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