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형종 (연세대학교 국제관계학과)

1967년 동남아시아 5개국(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간 느슨한 협의체로 출발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ASEAN, 이하 아세안)은 지난 50년간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견인했으며 공동체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 10개국으로 확대된 아세안은 지역 정체성의 형성과 발전 에 기여했다(Acharya, 2000: 12). 1999년 캄보디아의 가입을 계기로 동남아시아 지 역적 경계와 아세안의 제도적 경계가 일치되었다. 2015년 말 아세안공동체 출범은 역내 통합을 촉진하는 한편, 정치 경제적 대외 협상력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세안공동체가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의 세 축으로 구성됨에 따라 정치,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영역에서 협력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공동체의 출범은 아세안 발전에 있어 획기적 전환을 의미한다. 첫째, 기존 지역협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규칙에 기반한 높은 수준의 통합의 추구를 의미한다. 둘째, 아세안공동체는 아세안의 주요원칙과 이른바 아세안 방식의 기존 원칙과 운영기제의 연속성과 변화라는 이중적 과제를 수행한다. 셋째, 정치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실질적인 협력 프로그램의 확대를 통해 아세안의 영향력과 일반의 인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민중중심적(people-oriented) 지향에 따라 정부, 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행위자의 참여를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공동체 창설을 계기로 제기되는 지역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세안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등 지역적 의미가 실생활에서도 강화되고 있다. 그간 다수의 아세안 연구가 국제관계와 지역주의의 사례로 제한되었던 반면, 최근 아세안의 제도적 발전에 따라 다양한 연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세안 관련 역내 교육 및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아세안 연구소들이 새롭게 설립되고 있다. 이는 관련 연구의 증가와 더불어 관련 연구자 양성을 위한 동남아시아 아 세안 관련 대학원 프로그램도 증가하고 있다. 태국(타마삿대학교), 말레이시아(말라 야대학교), 그리고 5개국 개방형대학교[Universitas Terbuka(인도네시아), Open University of Malaysia(말레이시아), Sukhothai Thammathirat Open University(태국), the Hanoi Open University(베트남), UP Open University(필리핀)]가 공동으로 개발한 석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