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에 들어 한국은 사회주의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맺고 새로운 세기를 준비했다. 1995년 10월 25일 한국은 라오스와 다시 수교를 맺었고, 2년 후인 1997년 10월 30일에는 캄보디아와 수교를 맺었다. 그리고 한국은 1997년 11월 아시아 금융 위기의 여파로 경제적 위기를 맞으면서 두 국가에 대한 관심이 소극적으로 변했다.
대륙부 동남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정치, 경제, 지리적으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국제 사회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되는데,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열대성 기후이면서 비옥한 토양을 가지고 있어서 자연자원(특히 농업 생산물)이 풍부한 국가다. 과거에는 ‘원료 공급지’의 목적으로 서구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독립 이후에는 농민혁명을 통해 사회주의 체제를 거쳤으며, 20세기 후반에는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려 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으며 경제 협력의 대상으로서 가치가 확대되었다.
둘째, 지리적으로 대륙부의 중앙에 위치하여 캄보디아는 동서로 태국과 베트남을 잇고, 라오스는 남북으로 중국과 태국을 잇는 연결통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국제정치적 측면에서 강대국 간에 세계 패권 경쟁의 새로운 장으로 등장한다. 즉, 떠오르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이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놓고, 미래의 세계 지도력을 가늠하는 한 판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장이 된 것이다.
셋째, 한국의 경우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대한 원조, 기업 투자, 외교 관계 증진, 민간 교류의 확대 등 두 국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예를 들어, 2012년 현재 한국과 캄보디아의 무역 규모는 수출 5.93억 달러, 수입 1.26억 달러이며, 한국의 대캄보디아 직접 투자 규모는 2012년 약 0.9억 달러에 달한다. 라오스와의 무역 규모는 연간 1억 달러이고, 한국의 대라오스 직접 투자 규모는 연간 2,000만 달러다(한국수출입은행, 2014). 또한 두 국가와 한국 간에 인적 교류가 확대되고 있어서 한국의 관심은 단순히 외교적 관계 수립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장기적으로 국익을 위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협력에 목적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