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의영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세월호 사건은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경쟁과 효율 만능주의에 기인하며 본질적으로 정치적 문제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 마디로 이번 참사는 인간보다 돈을 중시하는 전도된 가치와 이에 편승한 정부와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 및 무책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단원고등학교 페이스북을 운영하던 한 학생은 “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선원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그것들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생명보다 이윤이 중요한 사회적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알 수 있다”며,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정치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얘기하고 있다(프레시안, 2014/05/14).
임현진·공석기 저, 『뒤틀린 세계화: 한국의 대안 찾기』의 서평을 준비하면서 어쩌면 세월호 참사야말로 우리에게 ‘뒤틀린 세계화’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사건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세계화 시대의 위험사회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접하고 마치 이번 세월호 사건의 근본적 원인부터 위험 관리 및 대처의 총체적인 실패에 이르기까지 예고라도 하고 있었던 듯하여 섬뜩해지기까지 하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