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의 과거와 2014년 현재는 역사적 시간에 의해 연결된다. 역사적 시간은 측정 가능한 자연시간과 달리 서로 다른 경험영역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 겹치고 교차하는 속에서 존재한다. 이는 과거와 미래 사이, 혹은 경험과 기대 사이에서 변화해 왔다. 코젤렉(Koselleck, 1985)에 따르면 근대에 독특하게 드러나는 현상은 바로 경험공간과 기대지평이 분리되면서 후자가 더 커지게 되는 시간 구조다. 새로움이 낡음을 지속적으로 청산하면서 경험 부분은 작아지고 기대, 희망,예측들이 커짐에 따라 새로운 경험을 모으고 점점 빨라지는 변화에 적응하도록 인간에게 더 짧은 시간 간격을 강요하는 세계라 할 수 있다. 시간의 밀도를 높여가며 미래를 앞당기기 시작하고 인간은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열망을 더욱 부풀리는 것이다. 여기서 미래는 과거 및 현재와 질적으로 다를 것이고, 현재는 지나간 그 당시의 미래가 된다. 시간이 갖는 동질성이 파괴되고 시간 구조 속에서 미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불균형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코젤렉은 근대적 시간의 가속성을 지적하면서 역사가 경험영역을 축소시키고 그 항상성을 뺏으면서 새로운 미지의 것을 작동시키기 때문에 미지의 것이 갖는 복잡함으로 현재적인 것 역시 경험불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경향성을 지적한다. 자기 가속성을 지닌 시간은 현재로 하여금 현재로써 경험할 기회를 빼앗고 미래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Koselleck, 1985: 39). 다가올 미래에 대한 역사적 혜안은 과거의 반추보다는 미래를 통해, 역사적 미래구상을 상대화하는 역사적 예측으로 포착될 수밖에 없다. 과거로부터 배워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시간인식은 허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