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은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선사함으로써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준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이러한 상식에 반하는 일들이 많다. 세계에서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행복감은 그다지 높지 않으며 생활만족감은 최저 수준이다. 경제성장이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처음으로 주장한 이는 이스터린(Richard A. Easterlin)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민의 비율은 30% 내외에 불과하며, 또한 그 비율이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러한 연고로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행복감이 증대되지 않는 현상을 ‘이스터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 이름 붙인 바있다(Easterlin, 1974).
물론 국가 수준에서 경제성장과 국민의 평균적인 행복감 사이의 관계에만 주목한 것이므로, 개인들 간에도 소득과 행복이 무관하다고 주장하게 되면 ‘생태학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한 나라 안에서는 대체로 소득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고, 개인 수준에서는 소득이나 자산과 행복감 간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에 따른 국민소득 향상은 국가의 평균적 행복감을 증대시킨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분석을 위해서는 다차원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스터린의 문제 제기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평균적인 행복감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성장 위주의 국가정책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