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라(Prasenjit Duara) 교수(이하 직함 생략)는 2007년 시카고 대학에서 싱가포르 국립대학으로 옮겼다. 왜 그랬을까? 이 책이 답을 주고 있다. 두아라는 근대 국민국가, 민족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 견고한 성벽을 허물 단초를 아시아에서 찾은 것이다. 여러 국가를 관통하는 ‘자연 공공재(natural commons)’, 그리고 그에 얽혀 있는 인간과 생명, 문화와 문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지키기 위한, 국가와 국경을 넘는 공동관심, 공동행동, 그 단초를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 인도, 중국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이 지역들을 가로지르고 있는 자연공공재란 무엇인가? 물이요, 강이다. 티베트와 윈난의 설산, 고원, 밀림에서 발원(發源)하여 동남아시아와 인도의 아삼(Assam), 방글라데시를 가로질러 인도양과 남중국해로 흘러나가는 브라마푸트라강, 이와라디 강, 누 강, 메콩 강이 그것이다. 두아라는 최근 10여 년간 이루어진 이 강을 둘러싼 댐 건설 반대의 초국적 활동에 주목한다. 이러한 초국적 공동행동을 통해 형성되는 초영토적, 또는 영토해체적(deterritorialization) 비전에 주목한다. 나아가 시민사회와 NGO들의 이니셔티브, 확장되는 지구적 연계망, 이를 통해 해당 정부들까지 끌어들이는 공동행동의 네트워크적 확장 양상에 주목한다.
두아라는 인도 아삼 출신이다. 그의 출생지는 인도, 미얀마, 윈난의 국경선이 만나는 꼭짓점 부근이라 한다. 그러고 보면 그는 그의 생명이 출발한 고향 가까이로 다시 돌아온 셈이다. 계기가 된 것은 2005년 시카고대학 학생자원봉사단 인솔 교수로 미얀마에 가 그곳에서 벌어지는 댐 개발 반대운동 활동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던 일이라 한다. 여기서 글로벌 시민사회, 코즈모폴리턴 정신을 보았고 감동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