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역사학자이자 현재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아시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두아라(Prasenjit Duara) 교수가 2015년에 『글로벌 모더니티의 위기: 아시아의 전통과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그의 신간은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오랜 기간 학술 활동의 연장선이자 아시아의 대학으로 주요 활동 무대를 옮긴 기간 동안의 연구를 담아낸 주요 결과물이다. 또한 두아라 교수의 이번 책은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사의 새로운 연작 주제인 ‘아시안 커넥션(Asian Connections)’으로 출판하는 첫 저작물이기도 하다. 역사학 혹은 지역학에서 점차 특
정한 국가의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탈국가적 혹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연구가 더욱 주목을 받고 필요해지는 현 시점의 학계 동향을 잘 반영하고, 또한 앞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출판 주제이자 연구 성과라 할 수 있다.
책의 소개에서 밝히고 있듯이 두아라 교수의 새 책은 그의 기존의 연구 성과를 확장할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 새 지평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기존의 연구에서 동아시아, 특히 중국사를 중심으로 역사 서술을 하면서 국가 혹은 민족국가 중심의 사고 및 실천에 대하여 강한 경계를 했는데, 이 연구서에서 연구의 대상을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논의의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근거 그리고 주요 분석 대상은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에서 찾았지만, 그의 연구 문제와 제안하는 이론적 대안은 단순히 아시아 사회만이 아니라 세계의 미래에 적용하고자 한다. 이론적으로 매우 두터운 서술을 하는 두아라 교수의 글쓰기 방식은 읽는 이들에게 이중의 과제를 부여한다. 우선 매우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논리의 과감하고 계속적인 연쇄 방식은 읽는 이가 충분한 배경 지식과 이론적 이해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기존의 단어를 새롭게 정의 내리거나 이론적인 신조어를 많이 제안하는데, 독자가 기존의 개념과 비교하면서 두아라 교수의 새로운 정의를 따라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평을 맡은 본인 역시 매우 흥미롭게, 동시에 곤란함을 겪으며 그의 논지를 따라가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