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미경 (히로시마시립대학교 히로시마평화연구소)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의 한일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냉각되어 있고 그 중심에는 독도 영유권 분쟁과 위안부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논문은 영유권 문제를 일본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집중 분석한다.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악화된 일본 국민의 여론이 보수적인 아베 신조 정권의 등장에 기폭제가 되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영유권 분쟁과 국내 정치 사이의 관계를 긴밀히 검증한 연구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한 가지 분명해 보이는 현상은 국민 여론이 영토 분쟁 관련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일본이 독도/다케시마,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과 관련하여 국내 여론과 홍보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최근의 일이다. 2012년 9월 9일에 개최된 APEC 정상회담에서 한일 양국의 두 정상이 영토 관련 갈등의 수위를 낮추자는 합의에 도달한 직후인 9월 11일부터 당시 민주당의 노다 정권은 1주일 동안 전국 70개의 신문에 독도/다케시마가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을 실은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했다. 영유권 분쟁이라는 국가 간 외교 사안에 일반 국민들의 인식(또는 여론)이 미치는 영향은 전문성을 가진 정책 엘리트 집단과 비교해서 낮을 수 있지만(Yankelovich, 2005) 관련 여론이 50%라는 분기점을 넘기면 일본과 같은 참여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선명한 정책, 선거 이슈로 떠오르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Midford, 2010). 이 연구는 영유권 분쟁과 관련된 일본인들의 인식을 다양한 종속변수로 상정한 뒤 사회경제지표와의 상관관계로 설정한 가설들을 무작위 설문조사와 정책 엘리트들과의 심층면담 등의 자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