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백창재(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이래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회귀할 것이라고 천명해왔다. 이유는 명백하다. 동아시아는 지난 10여 년 이래 가장 역동적이고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미국의 경제적 이해가 막대한 지역이다. 또한 냉전적인 안보질서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지역적 세력균형이 급변하고 있어서, 중동을 제외하면 가장 불안정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잠재적인 경쟁국인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경제적·안보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세력균형을 시급히 재조정, 혹은 재균형(rebalance)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중국이 워낙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가, 테러와의 전쟁과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의 재정 적자는 최악이다. 국내 정치적으로도 대규모의 군사력 투자 같은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재균형정책은 어떤 형태로 전개되어야 할까?

제목과는 사뭇 다르게, 글로써먼과 스나이더(Glosserman and Snyder)의 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미국이 감당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동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이 당연시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이 지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적·세계적 역할을 분담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