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스티븐 휴 리(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1945년부터 1947년 사이에 네 지역에서 영토의 분할이 일어났다. 한국, 베트남, 인도, 팔레스타인이다. 맥락은 다르지만 각각의 분단은 지속적인 내전으로 이어졌고 대부분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미결 상태다. 이 글의 목적은 분단의 역사 자체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초기 분단사를 탈식민지화라는 지구 전체 그림에서 확인하고, 뒤이어 벌어진 파괴적 내전을 설명하는 것이다. 모든 사례연구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분단의 비극적이고 참혹한 실패와 더불어 전후 초기에 일어난 정치적 합의의 성격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또한 본 역사 연구는 모두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식민지 지위에서 출발했으며 민족주의자들이 그 식민구조와 권력관계를 전복하기 위해 전념했던 사례들을 다루며, 내전이 식민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밝힐 것이다. 내전의 폭력은 전쟁에 휘말린 이들의 정체성을 재형성한 주요한 요인이었으며, 결과적으로는 각각의 구식민지 지역에서 시민과 국가의 관계가 진화하고 변화하는 장기적인 동학의 특징을 만들어냈다. 또한 계속된 분쟁은 각국의 분할 상태를 지속시키는 관성도 만들어냈다. 그 관성은 앞서 벌어진 전쟁이 촉발한 지속적 사회 갈등에 대처하거나 그것을 완화하려는 노력의 산물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1945~1950년은 분단된 영토와 국가들의 수립에 뒤이어 수십 년간 벌어진 전쟁의 토대를 형성했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