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형기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금융자유화는 1960년대 일본, 1970년대 한국, 1980년대 중국에서 각각 출현한 동아시아 발전모델을 크게 바꿔놓았다. 금융자유화는 일본에서는 1980년대에, 한국에서는 1990년대에 진행되었다. 중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에 상당한 정도의 금융시장 자유화가 이루어졌지만, 중국 정부는 금융자유화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해 왔다.
금융자유화는 영미형 모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반면에, 금융억압은 동아시아 발전모델의 주요한 구성 요소다. 따라서 금융자유화는 동아시아 발전모델에 파괴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연구는 금융자유화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발전모델이 어떻게 전형되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이 글은 동아시아 발전모델이 영미형 모델의 요소들을 결합한 혼성모델로 전형되었다고 주장한다. 금융자유화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수반했다. 그 전형이 낳은 결과는 발전모델의 이행이라기보다는 하이브리드화였다.
금융자유화는 주주자본주의의 요소들을 기업 부문에 도입시켰다. 주주자본주의는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경영의 주요한 목표다. 그리고 주주자본주의 원칙들에 내재된 단기주의는 기업지배구조와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글은 금융자유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기업지배구조와 노동시장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밝히고, 나아가 금융자유화가 그러한 변화를 통해서 일본, 한국, 중국의 동아시아 발전모델을 어떻게 전형시켰는지 평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