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인수(충남대학교 경영학과), 엄금화(충남대학교 경영학과)
2013년 4월 방글라데시 다카(Dhaka)1 근교에 있는 의류공장이 밀집된 라나 플라자(Rana Plaza)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여 1,135명의 근로자가 희생되고 2,500명이 부상하는 사상 초유의 참사가 발생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근로자들이었다. 건물의 균열이 사전에 감지되었음에도 근로자들은 직장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아 희생을 키웠다.
이 사건은 앞서 2012년에 110여 명의 사망을 낳은 타즈린(Tazreen) 공장 화재사건에 이은 연이은 참사다. 봉제공장 근로자들이 처한 작업장의 안전 문제와 열악한 근로 환경, 공장주의 부도덕한 경영이 새삼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이 공장에서 아웃소싱을 해오던 구미의 다국적 의류업체들의 책임 문제도 부각되었으며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었다. 따라서 참사 이후 구미의 바이어들에게도 방글라데시 공장주와 함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라는 국제적 압력이 강화되었다.
참사 이후 학계 일부에서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2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글로벌 의류 생산과 소비 구조의 문제점이 지적됨과 동시에, 이러한 방글라데시 근로자의 불행이 글로벌 시대에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나 근로 조건의 저하 등을 유발하는 소위 ‘바닥으로의 경주’의 한 징후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즉, 방글라데시 봉제업 근로자가 겪는 불행의 근원을 글로벌 경제의 보다 큰 틀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