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남국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최근 계속되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함께 유럽연합의 앞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의 재정 적자 문제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경제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유럽연합의 운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 그 의견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유럽 통합이 회원국들 사이의 차이를 무시한 채 너무 빠르고 깊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후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위기가 불완전한 통합에서 유래하고 있기 때문에 더 높고 깊은 단계의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의 의견에 따르면 재정 적자와 경제정책 등에서 부담이 되는 일부 국가의 유로존(euro zone) 탈퇴를 전제로 통합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고, 후자의 의견에 따르면 현재의 위기가 재정정책(fiscal policy)의 통합으로까지 진전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회원국의 재정정책에 대한 완벽한 통합만이 유럽연합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일부 학자들은 문제가 된 그리스 등의 정책 담당자들을 부패와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회부하여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고의적으로 숫자를 조작하거나 속이면서 자신들의 능력을 뛰어넘는 재정 지출을 단행하고, 그 적자의 부담을 회원국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