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찬욱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이 책의 저자는 지난 4반세기 가까이 전개되어 온 한국 민주주의를 거시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한국정치 분야의 선도적인 연구자일 뿐만 아니라 정치비평에도 조예가 깊은 대표적 정치학자라고 할 수 있다. 이 저서는 현실세계를 분석하는 예리한 통찰력을 넘어서 그것을 변화시키는 행동을 위한 실천적 지혜를 제공한다.

이 책은 서설과 14개의 장을 포함한다. 서설에 이어지는 장은 저자가 이미 개별적 글로 발표하였던 것을 주제별로 정리하여 다시 묶어 놓았다. “서설 ―1987년 이후의 한국 민주주의를 보는 눈”은 이 저작을 관통하는 저자의 분석 시각을 명료화하고, 각 장을 결합하기 위해 새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서설이 도입부로써 포함되지 않았다면 이 책은 여러 장을 병렬적으로 묶은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서설로 말미암아 전체적 통일성이 그런대로 갖추어졌다.

평자는 정치 현상 가운데서도 주로 정치 제도와 행태에 주목하는, 비교적 협애한 학문적 관심사를 추구해 왔기 때문에 연구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현대 한국의 정치를 총체적으로, 또한 통시적 안목으로 파악하는 저자인 임혁백 교수의 글을 즐겨 읽고 적지 않은 도움을 얻는다. 평자를 비롯해서 미시적, 제도적 및 행태적 연구에 중점을 두는 한국정치 연구자일수록 임 교수의 분석에 주목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