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자오롱광(赵荣光) (절강공상대학(浙江工商大学)

23년 전 한국 음식생활문화학회에서 “나의 음식문화 연구”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당시 양국은 정식으로 수교하기 전이었기에, 내가 알기로 필자는 한국으로부터 가장 처음으로 강연 요청을 받은 식(食)문화학자였다. 이보다 1년 전 일본 음식학회의 초청을 받았는데, 이는 중국 음식학자로는가장 처음 국외에 나간 것이었다.
이 글에서는 소위 “조씨(赵氏) 이론”에 대하여 설명하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식문화 학계에서는 필자의 음식학 연구 경험에 대해 “조씨 이론”이라고 하여 구전처럼 전해져 내려왔다. 이는 필자의 음식학에 대한 사유와 학과 개설의 특징을 비롯하여 음식학 연구방법, 주제, 관점 등 다른 학자들과 구별되는 여러 측면을 가리킨다. 지난 30여 년간의 식학연구(治食學)를 돌아볼 때, 견해나 방법은 있으나 이론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자세히 살펴보면 필자의 음식학 연구 경력은 감춰진 것을 드러내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정도였다. 공자의 “진술하고 새로이 짓지 않다. 자신이 배운 옛날의 학술 사상을 진술하여 후세에 전수할 뿐 스스로 새로운 이론을 창작하지는 않는다(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논어』 「술이」)는 말에 필자를 비추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