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흡영 (강남대학교 신학과)

아직까지도 현대문명을 주도하고 있는 서구사상의 기조는 서구 그리스도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전통적으로 유교문화권에 속한 동아시아 국가들을 주도하는 동아시아 문화의 사상적 배경은 유교라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아가 서구가 주도한 현대문명의 만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 사상(신학)과 유교 사상(유학)의 비교와 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세계 그리스도교의 중심은 이미 전통적 그리스도교 문화권이던 유럽과 북미주로부터 이탈하여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글로벌 그리스도교의 지형에서 특히 유교는 그리스도교가 역사적으로 조우한 종교문화 전통들 중 마지막 변경이라고 할 수 있어, 동아시아의 그리스도교 신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서구 문명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서구 그리스도교 신학과 동아시아 문화의 기조라고 할 수 있는 유교(신유학)와의 만남을 유교-그리스도교 대화의 두 실례(왕양명과 칼 바르트, 이황과 요한 칼뱅)를 통하여 고찰하고, ‘도의 신학’을 이러한 세계 그리스도교의 중심이 이동하는 맥락에서 새로운 글로벌 그리스도교 신학의 한 대안적 패러다임으로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