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건수 (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한국의 아프리카 지역연구는 2000년대 들어 양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아프리카 지역연구는 정치학이나 경제학 분야에서 주로 문헌연구를 통해 아프리카를 소개하는 수준이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가 1983년 스와힐리어과를 창립한 것은 한국의 연구자들로 하여금 아프리카의 언어와 문학을 직접 연구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사회과학을 비롯한 여러 분과 학문에서 아프리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아프리카 연구는 양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지만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초보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연구진의 다수를 이루는 스와힐리어과 출신 아프리카 전공자들과 다른 분과 학문 출신 연구자들 사이에 서로 학문적 소통과 경쟁이 부족하여 아프리카 지역연구가 고립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아프리카 연구가 지역연구로서 학문적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법론적 성찰이나 이론적 정치함을 강화시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수준을 심화시켜야 한다. 외국 학자들의 연구를 한국에 소개하는 수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프리카 현지에서의 연구 경험을 쌓아야 하며, 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실질적인 학문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해서는 우수한 학생이 확보되어 있는 주요 대학에서 아프리카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