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형종 (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말레이시아는 언어, 종족, 종교 환경에서 비롯되는 자체 특성과 지리적 위치 등으로 지역연구 주제로서 많은 유인을 가진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와 기타 소수 종족인 비말레이계 부미뿌뜨라(Bumiputra) 등으로 구성된 다문화 다종족 사회, 이슬람, 이에 따른 사회화 과정은 인류학을 비롯한 인문사회 분야의 주요 연구주제를 포괄적으로 내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필리핀과 더불어 동남아시아의 해양도서부다. 이들은 소위 말레이 월드의 구성원으로 역사, 문화, 언어에서 많은 공통점을 갖는다. 말레이시아는 지리적 특성상 동남아시아의 대륙부와 해양부를 연결하는 가교의 역할도 한다. 말레이시아가 갖는 다양성의 특징 자체가 동남아시아 각 국가들의 특성과 현상의 접경의 결과이자 국경 지역의 상호작용이 벌어지는 접점인 것이다.

그러나 국내 지역연구에서 말레이시아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한국에서의 동남아 연구는 학문적 관심과는 별개로 한국과의 정치경제 관계의 비중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한국과의 관계에서 동남아 주변국에 비해 그 비중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교역 측면에서 2011년 기준 한국의 총 수출에서 아세안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이며, 한국의 대 아세안 총 수출 중 말레이시아 시장 비중은 8.7%다. 한국의 총 수출에서 말레이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그친다. 2011년 말레이시아 총 수출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3.69%에 그친다. 2010년 기준 말레이시아 방문객 중 한국인 비중은 1.1%, 한국 방문객 중 말레이시아 방문객의 비중은 1.6%에 머물고 있다. 2011년 한국 내 외국인 등록자 수를 기준으로 말레이시아인의 비중은 0.1%이며, 2010년 기준 말레이시아 내 한국인 거주자는 1만 4,000여 명으로 이중 시민권자는 6명에 불과하다(한-아세안센터, 2012). 이에 반해 언어, 종교, 문화적 유사성을 갖는 인도네시아는 정치경제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말레이시아 연구는 우선순위에서 제외되거나 심지어 부수적인 의미를 가지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