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난아 (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 아제르바이잔어과)

1972년에 한국과 터키 간에 ‘문화협력’ 협정이 체결되고, 같은 해 한국외국어대학교에 터키어과가, 1989에는 앙카라대학교에 한국어문학과가 설립되었다. 이로써 대학 차원에서 양국 학문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이 학과들은 양국의 학술 분야 및 민간 교류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문학 교육도 이 연구 분야의 한 줄기다. 현재까지 국내에 발표된 논문들을 살펴보면, 단일 작가의 작품이나 단일 주제 및 소재가 연구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편파성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분야의 연구로 확대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으며, 차세대 연구자들을 위해 터키문학사 관련 저서, 혹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연구자들이 집필한 터키문학사의 번역 발행도 요구된다. 터키문학이 한국문단과 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중요한 전환점은 오르한 파묵의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 터키문학 번역이 활성화되면서 터키문학 연구자들이 다양한 학술지에 이 작가들의 작가 세계나 작품 세계를 다루며 학술 연구로 확장하고 있다. 번역이 활성화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터키어가 확산되고 연구되는 저변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세계 문학의 중심부를 향해 빠르게 성장하고, 확장되고 있는 터키문학 연구 기반 확대를 위한 지원이 시급하며, 학문 후속 세대 양성, 학제 간 연구 역시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과 터키는 지리적, 종교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역사 이래 활발한 교류 관계를 맺지 못했다. 하지만 양국이 과거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에 함께 살았다는 사실에는 많은 역사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한민족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에 대한 정론은 없다. 그러나 그 조상들은 중앙아시아에서 기원하여 구석기 시대 전후 몽골과 만주 지방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사기』의 ‘흉노전’에는 한민족의 조상(고조선 건국에 참여한 부족)인 예족과 맥족(예맥족)의 기록이 있다. 예맥족은 만주 몽골계, 튀르크계를 포함한 종족이라고 할 수 있다. 튀르크1족은 알타이 산맥의 남동부 스텝 지역에서 발원했으며, 한민족과 튀르크족은 공통으로 조상을 갖고 한민족의 뿌리는 동쪽으로, 튀르크족의 무리는 서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선사시대 이전부터 맺어온 튀르크족과 한민족 간의 전통적 유대 관계는 중국의 당조 시대 이후부터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통일신라 이후 한반도는 문화적·정치적으로 중국의 영향권에 놓이게 되어 중국을 넘어서는 대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더구나 튀르크족이 서쪽으로 이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튀르크족과 한민족의 관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