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문기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오늘날 대부분 국가에서 경제성장과 산업화는 사회발전의 중요한 목표이자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다양 한 발전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동아시아의 특징적인 발전경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관련하여 많은 이론적 쟁점을 가져다주 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 지역에서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산업화 과정은 매우 인상적이며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 왔다. 실제로 동 아시아 지역은 제3세계의 변혁과정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듯이 생산 및 소 비, 투자의 관점에서 신흥시장으로서 위상을 굳건하게 지켜 왔던 것이다. 그러 다가 1997년의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국가의 역할과 정책 효율성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었으며 서구의 발전경로와 비교됨으로써 발 전 패러다임의 부침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일련의 위기에 따른 낙진현상은 동아시아 발전모델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 었으며, 급격한 외부환경의 변화는 학문적 및 정책적 차원에서 기존의 당연시되 어 온 가정들에 대해서 재고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아울러 세계 경제와 산업에 서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중국의 위상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발전경로에 대한 전망과 발전전략을 수정하게 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기존에 동아시아 국가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외국인 투자의 유입을 중국이 흡수해 가 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은 광범위한 세계 공장으로서 역할과 함께 급속하게 이루 어져 왔다. 중국에 의한 시장경제의 가치사슬구조와 독점력이 점차 강화됨에 따 라 동아시아 국가의 상대적 위치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윤상우, 2005). 동아시아 국가의 발전경로는 기존의 세계 경제의 구도에 맞춰져 왔던 틀에서 벗 어나 다시 설계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